| 딱 풀 |

볼 때마다 어렸을 적 기억이 새록 새록 난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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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때에도 밥을 먹다가
딴 일을 생각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
미술시간 과제로
무엇인가를 붙여야 될 것이 있다는 생각이 났다
나는 먹던 밥 그릇에서
제빨리 검지에 밥풀을 붙이고
가방이 있는 방으로 달려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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편지를 다 쓰고
책상 위에 언제나 놓여 있는
딱풀을 나의 이쁜 봉투에 슥슥 문지른다
어렸을 적에는
아파트에 사는 아이들만이
딱풀을 가지고 다녔기 때문에
굉장히 고급 풀인줄 알았다
그래서 쉽사리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
어느 날 주머니에 돈이 두둑히 있었던 덕분에
문방구에서 큰 맘 먹고 딱풀을 주서 들었다
그리고 뚜껑을 열고 약간은 흥분된 마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
하지만 풀을 쓰고 드는 생각...

"어 밥풀하고 비슷하네"

하지만 여전히 딱풀을 쓰는 이유는
나의 봉투들이 뜯겨질 때
조금은 덜 다칠거라는 작은 믿음 때문이다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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